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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또 다른 세계

2잃어버린 관계를 찾아서,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17장을 읽으며 넘길 무렵
인간과 자연 정신과 물질의 구분된 시선에서 인간 비인간타자 환경적타자로 다시 정의되어 경계 구분없이 행위자 이질적 연결망 안으로 끌어당겨져 새로이 정의된 인류세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그 걸음 위엔 재배열되고 재정의된 언어가 자리하고 있다
기꺼이 열려진 다음 페이지에서 다른 단초를 읽는다


이 책은 인간과 비인간을 동등한 행위자로 보면서 그들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결합을 이해하려는 21세기 사상의 모험적 시도를 보여주는 새로운 이론을 소개한다

9-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휴먼은 어떻게 지구 행성의 새로운 유대를 만드는가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신체 일부를
과학기술 기계화로 신체개조 지능증강 초인적 힘을 발휘하는 포스트휴먼으로서 인간 이상의 인간으로 영속적 자기보존하는 창조적 존재로 슈퍼히어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기술과 매개된 신체가 상품(인공관절 치아 신체형상부터 성형수술)화될수록 자연적인 몸의 범위와 표지는 더욱 모호해지고 이질성과 계속 상호작용하며 변화한다 이를 이해하려면 문화가 물질적으로 구성된다는 사실만큼 자연도 문화적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해가 중요하다

새로운 삶의 자리를 만들어 내는 일은 인간 비인간 생명의 영역 모두가 인류세의 타자에 포함되며 새로운 주체는 근대가 배제한 인간 타자와 환경적 타자들과 기술적 장치를 포함하며 인간 아닌 관계들의 연결망에 있는 다양한 타자들과 상호접속한다

(인류세는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를 일컫는 말)


포스트휴먼은 존재론적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의심과 불신이라는 부정적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지구공동체를 친화력과 윤리적 책임으로 결속하려는 시도다

*포스트휴먼
*변신


10-캐런 버라드
페미니스트 과학자는 낙태를 어떻게 보는가


행위성은 태아를 개별적 존재로 실재하게 만드는 기술적실천(초음파검사) 그 자체에 있으며 그 실천의 효과인 태아에게 있지 않다 행위성은 어떤 존재가 가지고 태어나는 속성도 아니고 외부의 누군가가 특정존재에게 부여할 수 있는 능력도 아니다

버라드는 어떤 인간이나 사물도 독립적 선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존재하는 것은 인간이나 사물이 아닌 현상이며 분리되지 않은 성분들의 얽힘 그 자체이며 물(matter)이라고 부르는 존재들은 현상의 내부작용이다

(상호작용은 두 존재를 전제하지만 얽혀있는 상태 개별존재로 구분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내부작용이다)


내부작용 중에서도 얽혀있는 현상의 단면을 잘라서 주체와 대상을 드러내는 작용 즉 주체와 대상의 분리
라는 효과를 일으키는 내부작용을 행위적 자름이라고 부른다

낙태와 관련된 윤리는 임신여성이라는 물(物)에 나중에 더해지는 관심사가 아니라 이들 존재가 물(物)이 되는 과정에 이미 내재해 있다 그러므로 누구에게 이미 어떤 윤리를 요구할것이냐는 질문은 너무 늦다 그 대신 태아 대 여성이라는 경계를 만든 내부작용에 대해 질문해야한다 두 존재를 잘라냄으로써 어떤 결정이 가능해졌고 어떤 존재가 배제되었는지를 해명하고 이 현상에 어떤 실천 기술 정책 제도등이 얽혀있는지를 추적해야한다 낙태의 책임은 태아를 독립적 생명체로 시각화하는 기술적 실천에도 있고 보건정책 의료체계 빈곤을 재생산하는 사회구조에도 있다 우리가 이들 중 무엇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는가는 그차체로 윤리적 선택이자 새로운 지식과 존재를 만드는 행위다 낙태는 이 반복되는 내부작용에 의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우주의 중간에서 만나기
(닐스보어의 양자물리학을 철학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인문학자가 보어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최초로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1-제인 베넷
호수와 나무에도 법적 정치적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가


북아메리카의 오대호에 속하는 이리호는 주변 농가와 하수 처리 시설로부터 폐수와 화학비료 성분이 유입되면서 심각하게 오염돼 독성물질이 넘쳐나게 되자 2018년 오하이오주 시의회는 이리호가 인간처럼 생존 번성하고 자연진화할 권리가 있는 주체임을 선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정치철학자이자 여성학자 제인 베넷은 자연과 물질도 활발하고 능동적으로 행위하며 변화를 위한 응집력 또한 갖추고 있기에 정치적 경로를 바꿀 수 있는 적극적 주체라고 주장한다

베넷은 라투르가 제시한 행위소 개념을 확장해 비인간 행위자들에게 그 자체로 잠재적 행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당 한구석 텃밭에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는 배추벌레는 흙을 갈아엎고 잎사귀를 뜯어 먹어 토양의 질을 풍부하게 한다 비인간행위자의 적극적 행위에는 인간 행로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능동성이 있다 네트워크안에서 인간이나 배추벌레나 모두 동등한 행위소로서 조우하며 효과를 낳는다

(행위소는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영향력을 지니며 관계속에서 존재하는모든 것을 말한다)


베넷에 따르면 물질을 인간과 동등한 정치적 법적주체로 인정할때 인간은 물질에 내재하는 생동적 물질성과 결합할 수 있다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좌우하는 행위에서 벗어나 인간 비인간 환경이 결합하는 새로운 생태적 정치행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소로의 자연
*생기론적 물질
*유입과 유출


12-아네마리 몰
현대 의학은 질병을 어떻게 실체화하는가


병원에서 우리 몸은 검사의 대상으로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과정을 표준화하도록 발전해 왔고 더 나아가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끊임없이 분화한다

아네마리 몰은 진단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추적 후 몸은 하나의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다양체로 존재한다는 인식의 의학의 존재론적 기반을 새롭게 규정했다
다른 지식체계와 실천속에서 몸은 하나 이상의 존재를 획득한다 이는 진단방식이나 치료방식의 발전이 몸의 신비를 밝히는데 그치지 않고 존재하지 않던 몸의 존재양식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뜻한다

질병에 대한 의료지식은 언제나 불완전하며 고통받는 존재인 환자에게 합리적 선택은 강요된 허상이다 돌봄이란 감정 신체적 수발 같은 것이 아니라 불완전하고 부분적인 의학의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모든 행위와 실천을 뜻한다
의사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환자에게 선택지를 주는 관리자로서의 능력이 아니라 이 돌봄의 능력이며 구성하는 무수히 많은 지식과 기술적 체계를 잘 돌보는 일과 다름없다
*몸 다양체
*돌봄의 논리


13-세라 와트모어
콩은 인간의 작물재배와 소비에 어떻게 개입하는가


콩밥이란 무엇인가
콩밥은 끼니를 해결할 좋은 식품이다 국내 콩 자급율이 10%안팎임을 감안하면 이 콩은 중국에서 재배되고 수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농업의 세계화를 드러내는 자본주의 상품이다 1970년대 이후 자연의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정치 경제 문화적 불평등을 야기했다 콩밥 사례가 바로 그 예다
한편 1990년대 지리학자들은 언어 문화 권력관계에 집중하는 문화적 전환의 자장속에서 자연에 대한 지식이 고유한 사회맥락 안에서 생산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쌀이 모자라 지어 먹은 콩밥의 문화적 의미는 한국 사회가 겪은 가난의 표상이다

와트모어는 이 두 입장 모두가 콩과 인간이 살아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누락했다고 지적한다
콩은 단순히 자본주의 경제활동의 수동적 대상물도 사회적 의미를 담지한 표상도 아니다
콩의 질감 영양적 특성 역사적경험 안전성에 대한 불안과 재배기술등 다양한 사물 행위 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관계적 성취물로 이질적 행위들과 결합해 작물재배와 소비를 둘러싼 지식체계와 실천을 다양화하는 하나의 행위자로 인간 및 비인간이 결합한 연결망을 통해 만들어지는 하이브리드적 성취물인 것이다

더 나아가 신체적 소통을 통해 사회적 삶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해 세계의 살아있음이 세계의 구성과 작동에 치명적 역할을 하며 이는 인간 너머의 세계로 새롭게 이해하도록 한다

*하이브리드 지리학

14-뱅시안 데스프레
인간과 동물은 어떻게 함께 사유사는가

동물은 이제 인간 사회바깥의 존재가 아니다
반려자로 온기와 애정을 나누기도하고 가축전염병의 매개체로서 위험과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가축살처분으로 무수히 죽어가는모습은 집단적 트라우마를 야기하기도 한다
철학자이자 동물 행동학자인 뱅시안 데스프레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설정하는 여러 정동 가운데 흥미로운 동반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이질성과 차이인 경이와 호기심을 강조한다

(정동(e-motion)은 신체활동과 함께 감정을 드러내는 마음의 기능이다 혈압이 오르고 심장이 급히 뛰고 사지가 떨리며 숨이 거칠고 동공이 커지며 안면 표정이 달라지는등 동물이나 사람의 내면을 뚜렷이 드러내는 것이 정동이다 정서(affect)는 비애 연민처럼 강도가 약하며 신체의 동작이나 변화를 동반하지 않는다)


새의 춤은 번식만을 위한 행위인가 아니면 유희가 있는가 새에게도 놀이가 있느냐는 질문은 진화법칙에 의해서만 생존하고 번식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름의 미학 유희 놀이를 갖춘 유기체임을 생각해 보게한다
데스프레는 동물행동학이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존재방식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구성할때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동물도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인지 되물어 새로운 과학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인간은 전통에 긴박되어 있는 존재다 유산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으로부터 연원했는지를 인식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동물과 더 책임감있게 관계를 맺을수 있을지 끊임없이 숙고해야한다

*우리가 제대로 질문한다면 동물은 뭐라고 답할까
*양과 함께 일하기
*새와 함께 살기
*죽음의 행복


15-볼프강 에른스트
디지털 미디어는 어떻게 인간의 시간성과 기억방식을 바꾸는가


오늘날 사람들은 스마트폰 노트북 PC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매개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비롯한 가상공간에서도 사회 문화 정치적 삶을 영위한다
미디어 이론가 볼프강 에른스트에 따르면 손가락으로 키보드 터치스크린을 눌러 저장 전송버튼을 클릭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디지털 미디어와의 대화이며 코딩 전송 디코딩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는 수신자는 인간과 디지털미디어가 나눈 대화의 관객에 가깝다
더 나아가 미디어가 기록의 실제 행위자라는 주장을 펼친다 디지털 기록은 언제나 같은 위치에 존재하지 않고 요구에 따라 새롭게 생성되며 0과 1의 무수한 조합으로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21세기 인류의 일상은 물리적 실체가 있는 기록인 거시적 시간성에서 점점 디지털의 미시적 시간성을 따르며 자연을 거스른다

에른스트는 사진 축음기 전화기 라디오 텔레비전 비디오 컴퓨터 신호기반 미디어를 시간결정적 미디오라 지칭하고 다른신호체계로 어떻게 정보를 저장 처리 전달하고 고유한 시간성을 지니는지를 파헤쳤다
에른스트에 따르면 미디어는 불연속적이고 단절적이며 실시간이라는 새롭고도 비인간적인 시간성을 문명에 선사하고 인간의 지각범위를 초월한다
간격기반의 시간에서 계산기반의 시간으로 고유한 방식으로 시간을 나누고 기록하고 조작하며 각자의 시간성을 생산한다
더 나아가 저장하고 전송하는 과정 자체가 역사를 이끈다고 주장한다 삶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아카이브의 토대 즉 기억문화가 고착된 물리적 공간에서 유동하는 가상공간으로 이동은 생물학적이라기보다 0과 1의 비인간적 DNA에 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오로지 미디어에 의한 미디어를 위한 미디어의 역사를 기술하고자 한다

*미디어푸코
*시간시학


16-스테이시 앨러이모
물질의 행위는 몸에 우발적 영향을 끼치는가


20세기 후반 조형적 몸 액체 몸 수행적 몸과 같은 몸적 전환이라는 표현으로 몸이라는 주제가 집중조명을 받았다 스테이시 앨리이모는 신유물론을 대표하는 페미니스트 학자로 생물학적인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물질이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하고 물질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앨러이모가 제시한 횡단신체성 개념에는 신체가 아니라 살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살에는 안과 밖을 나누지 않기때문에 동식물 광물질을 개별화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넘나드는 땅처럼 존재하고
다양한 물질 제도 담론이 몸을 가로지르는 물질적 운동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앨러이모는 노동자의 몸 화학물질 터널 의료시스템등이 침투하여 서로를 변화시키는 물질적 상호작용을 더욱 중시하여 굴착작업을 하는 노동자의 몸에서 권력 지식 물질이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살펴 보려 한 것이다
바위 무기체 생태계 화학물질 엑스선 등 모든 물질에 행위능력이 있다 살을 비롯한 물질에는 경계가 분명치않고 외부를 향해 노출되어 있기때문에 횡단신체성에는 인간이 인간을 넘어서는 세계와 맞물리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그의 이론은 생산 소비전반에 퍼져있는 독성물질을 추적하고 전지구적으로 연결돼있는 사회적 부정의 느슨한 규제 환경피해의 실상을 폭로하는 데까지 이어져 시의적 실천적 가치를 지닌다

*말 살 흙
*푸른 생태학의 구성
*저항과 쾌락


17-브루스 브라운
도시는 동물없는 인간만의 공간인가


 시골이 토양과 초목으로 구성된 비옥한 장소로 그려지는 반면 도시는 철강 콘크리트로 구성된 자연과 반대되는 사회 정치적 공간으로 대비된다
토지이용 효율을 높이기위해 가축사육장과 도축장이 추방되고 도시공간의 비자연화가 가속화되었다
하지만 신체의 필수적 특성은 그것의 생명력을 위해 동원되는 수많은 비인간 수행원을 통해서만 가능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리학자 브루스 브라운은 도시내의 생물학적인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간너머의 도시지리학 무경계의 몸과 도시라는 새로운 존재론을 제시한다 도시를 인식할때 제자리를 벗어난 야생의 잔존물로서나 정서적 반려자로서 뿐만 아니라 역동적인 생물학적 세계의 일부로 동물의 존재를 고려해야한다 도시는 다양한 물질과 창발적 효과가 일어나 혼합되고 변화하는 네트워크 안에서 구성되는 인간 너머의 공간이다 인간은 기술 사회생태적 네트워크에 선행하지 않으며 구성되는 효과로서 나타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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