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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흩날리는 선물

우연히 넌 그렇게.. 광대나물

 

 

우연히 나에게로..


작년 텃밭엔 쇠비름과 환삼덩굴이 많이 피었었다

관심과 쓰임을 몰라 한낮 잡초 야생화이지만 알고보면 쇠비름도 환삼덩굴도 쓰임이 유용하게 다양하다

올해는 유독 봄까치꽃과 광대나물이 눈에 많이 보인다

거꾸로 생각해보니 작년에 개미들이 흙에서 자주보였던 기억이 떠올랐다

광대나물 씨앗에 엘라이오좀(elaiosome)이라고 하는 냄새를 풍기는 방향체가 붙어 있는데 이 냄새가 개미들을

끌어 모아 개미들은 씨앗을 물어 자기 집으로 가져가서 퍼뜨린다

그래서 개미들 덕에 샐비어처럼 귀염성 있는 작고 예쁜 입술모양의 광대나물꽃이 지천에 피어있다

잡초들 야생화는 해마다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고

우연히 그렇게 넌 나에게로 왔다..

 

 

 

그리고 난 


그리고 난 작고 여린 광대나물 꽃을 하나 하나 땄다

색깔이 참 곱다 보라빛, 연분홍색꽃 드물게 보기 어려운 흰 광대나물꽃도 있다고 한다

꽃을 입어 대고 빨아 보았다 샐비어처럼 달콤한 단맛은 없지만 작은 여린 분홍꽃색으로 난 충분하다

 

 

 

씻어 하루정도 말렸다 잘 말린다 하루만에 넌..

보라빛의 분홍색의 꽃은 보라색으로 변해가고 축축함이 사라지고 바스락거리며 말라간다

 

 

말린 광대나물 꽃을 만들고..


유리병이 예뻐 무작정 사 놓았었는데 그 유리병에 새로운 꽃주인이 자리를 잡았다

크지 않은 유리병에 보라색 말린 광대나물 꽃이 예쁘다

이렇게 말려 두는 것만으로도 난 이미 좋다~~!!

 

 

꽃차로 


우연히 온 광대나물 꽃을 말리고 차로 우려 보았다

꽃차의 특징이 그렇듯 특이한 맛은 없고 색으로, 눈으로 마신다

보라색의 말린 색은 사라지고 은은하게 노랗게 우러난 꽃차를 마셨다

은은한 향이 잠깐 스치듯 코를 깨우고 순간 사라졌다 어떤 향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아주 잠깐 동안 기분좋은 은은하다는 말밖에 ..

꽃차를 마시며 보라색의 분홍빛의 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하늘거리던 것

일일이 하나 하나 따던 일

잘 말릴까 들여다보던 게 생각나고 예쁜 유리병에 담아 좋아하던 게 생각난다

꽃차를 마시며 만들었던 과정들...

다수의 일반적인 정보에서, 빠른 속도에서 벗어나 주위의 일상적인 것, 놓치는 것 들을 잡아 내 곁에 두니 의외의 여유로움이 생겼다

일상의 당연히 베풀어 지는, 스쳐지나가는 자연의 항상성에 눈을 돌린 

이 잠깐의 경험은 내 빠른 속도를, 마음을 늦추는 역할이 될 것 같다

만드는 과정, 글을 쓰는 시간들이 모여..

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순간 순간 수정이 된다

 

 

 

 

또 반찬으로


연한 줄기를 꺽어 삶아 소금간을 하고 반찬으로 만들었다

특이한 향은 없고 취나물의 식감이다

슴슴한 거친 줄기의 식감이 괜찮다 부드러운 나물과 같이 비벼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먹거리에서 벗어나 조금 색다른 먹거리를 경험해보는 것, 새로운 경험을 확장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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