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을 틀었다.
시원한 물줄기가 설겆이 그릇들 위로 떨어진다.
차가운 물이 내 손을 지나가고...
물과 손이 섞어져 깨끗해진 그릇들이 선반에 올려진다.
뚝뚝...
그릇들에게서 떨어지는 물소리.
수돗꼭지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소리.
도르르륵~
씽크대 관을 통해 물이 흘러 내려가는 소리.
손에 닿는 물의 감촉이, 소리가 시원하다...
내 안,밖의 더러운 것들이 씻겨져 내려가는 차가운 기분을 잠시 준다..
물 소리가...
밥테기 더덕 더덕 붙은 밥 그릇... 다시 깨끗해져 사용대기 중인 밥그릇...
순간, 난 사용대기 중인 밥그릇만도 못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다가 밥그릇은 싫증이 나거나, 깨지거나, 제 역할을 못하면 마음대로 버릴 수 있는데
난 이거 버리자니 마음이 아리고 다시 깨끗하게 사용대기 중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한한 물을 제공하며 기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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