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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창작반 우리는 수요일마다 만났다 우리는 함께 둘러 앉아 지난 날의 애증과 환상의 패턴을 노동의 고단함과 부족한 돈을 오싹한 지하창문과 떠나가버린 사람들을 흩날리는 자연과 함께 묶어두는 방법을 쏟아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실망한 만큼 수요일의 맥박은 뛰었고 쏟아내는 한 우리의 손에는 망원경과 양날의 칼과 주사기가 놓여졌다 우리의 매주 수요일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서로의 근육을 빌려주고 하루를 수행하는 동안 집중의 가치를 들려주며 터무니없는 헌옷을 분리수거하기를 바란다 누군가의 지갑에 쌓여있는 그 무엇은 더 나은 것을 줄 넓은 마음을 안고 우리의 정수리를 통해 혈관으로 간다 그대여 혈관꼭지를 틀어요 더보기
연필 지우개 연필말고도 편하고 경제적인 도구들이 많지만 나는 글을 쓸 때 연필이 주는 감촉이 좋다 두꺼워 노트에 쓰여지는 글씨가 확연히 보이고 연필심이 주는 감도가 느껴지는 4B연필을 주로 사용한다 하얀 노트에 검은색의 흑연이 글형상을 줄줄 채워져갈 때 글의 길고 짪음과 무관하게 쓱 완결되는 느낌을 준다 종이에 쓸 때 글이 하나하나 노트에 놓여지는 결과 외에도 곁가지처럼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여지의 경로가 남아 계속 따라오는 느낌을 받는다 연필심이 다해 다시 칼로 깎아 심을 다듬는 행위는 거미가 많이 남아있는 듯 거미줄을 천천히 쑥쑥 뽑아내는 것과 같다 글이 만들어지는 경로를 확연히 알 수 없지만 아직 심이 남아있음을 아는 것처럼 쓸 수 있다는 여지가 느껴져 잔잔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책상 앞에는 곱게 깎은 연필이 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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